NDC는
지켜지고 있는가
AI가 국가의 약속을 감시하는 시대. 각국이 스스로 정한 약속을, 이제 궤도 위의 눈과 기계학습이 따로 확인한다. 그것은 심판인가, 거울인가.
기후 거버넌스와 기술 · 글 고승원
약속은 스스로 정한다. 확인은 누가 하는가.
파리협정의 심장은 NDC, 즉 국가결정기여다. 이름 그대로 각 나라가 ‘스스로 결정한’ 기여다. 교토의정서처럼 위에서 감축량을 배분하지 않았다. 대신 모든 나라가 참여하는 대가로, 무엇을 얼마나 할지는 각자에게 맡겼다. 협정이 190여 개 당사국을 한 테이블에 앉힐 수 있었던 비결이자, 동시에 가장 큰 약점이다.
스스로 정한 약속을 지키게 만드는 장치는 벌금이 아니라 투명성이다. 무엇을 약속했고 얼마나 했는지를 공개하게 하고, 서로 들여다보게 하는 것. 문제는 그 투명성이 오랫동안 각국 정부의 ‘자기 신고’에 기대왔다는 점이다. 숙제를 낸 학생이 채점도 하는 구조에 가깝다.
지금 그 구조에 새로운 변수가 들어오고 있다. 위성이 궤도에서 메탄 기둥을 찾고, 기계학습이 발전소 굴뚝의 열과 연기를 읽어 시설 단위 배출을 추정하고, 언어 모델이 수백 쪽짜리 NDC 문서를 비교한다. 이 글은 그 변화가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바꾸지 못하는지를, 검증된 숫자로 차분히 따라간다.
숫자로 보는 현실
2.3–2.5°C
모든 NDC가 완전히 이행돼도 예상되는 이번 세기 온난화 (현행 정책 유지 시 2.8°C)
UNEP 배출격차보고서, 2025
−12%
제출된 NDC 기준 2035년 전 지구 배출 전망 (2019년 대비). 1.5°C 경로에는 −55%가 필요하다
UNFCCC NDC 종합보고서 업데이트, 2025.11
약 80%
각국이 UNFCCC에 신고한 에너지 부문 메탄 배출보다 측정 기반 추정치가 더 많은 정도
IEA Global Methane Tracker, 2025
약 12%
위성 메탄 경보(MARS)에 정부·기업이 응답한 비율 — 1년 전엔 약 1%였다
UNEP IMEO, Eye on Methane 2025
수치는 UNEP·UNFCCC·IEA 공개 자료 기준이며, 보고서마다 대상 국가·가스·토지이용 포함 여부·방법론이 달라 서로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조사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01 · The architecture of a promise
구속력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다
파리협정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조약이다. 그런데 흔한 오해와 달리, 각국이 NDC 목표치를 ‘달성’할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다. 제4조 2항이 요구하는 것은 NDC를 준비·제출·유지하고, 그 목표를 달성할 목적으로 국내 감축 조치를 ‘추진’하는 것이다. 법학자들이 ‘결과의 의무’가 아니라 ‘행위의 의무’라고 부르는 구조다.
대신 협정은 두 개의 톱니를 달았다. 하나는 5년마다 새 NDC를 내되 이전보다 진전된 목표여야 한다는 ‘진전 원칙’(제4조 3항, 4조 9항), 다른 하나는 모든 당사국이 같은 규칙으로 보고하고 검토받는 ‘강화된 투명성 체계(ETF)’(제13조)다. 목표의 높이는 각자 정하되, 그 높이와 진척은 모두에게 보이게 한다는 설계다.
지키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 협정의 이행·준수 위원회(제15조)는 스스로를 ‘촉진적’이며 ‘비대립적·비징벌적’으로 운영하도록 규정돼 있다. 제재도, 벌금도 없다. 남는 것은 평판, 동료 압력, 그리고 국내 정치다. 그래서 이 체계에서 데이터의 질은 곧 압력의 질이다.
벌칙이 없는 조약에서 유일한 집행 수단은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02 · Promise vs reality
약속과 필요 사이, 두 겹의 간극
‘NDC는 지켜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사실 두 개의 질문이 겹쳐 있다. 첫째, 약속 자체가 충분한가(야망 간극). 둘째, 그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고 있는가(이행 간극). 앞의 것은 문서를 읽으면 알 수 있고, 뒤의 것은 배출을 재야 알 수 있다.
첫 번째 간극은 비교적 선명하다. UNEP 배출격차보고서 2025(‘Off Target’)에 따르면 2024년 전 지구 온실가스 배출은 전년보다 2.3% 늘어난 577억 톤(CO₂ 환산)으로 사상 최대였다. 2035년에 1.5°C 경로에 맞추려면 2019년 대비 55%, 2°C 경로라도 35%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모든 NDC를 빠짐없이 이행해도 감축은 약 15%에 그친다.
UNFCCC 사무국의 계산도 방향은 같다. 2025년 11월 9일까지 113개 당사국이 낸 86개 신규 NDC를 반영하면 2035년 전 지구 배출은 2019년 대비 약 12% 줄어드는 것으로 전망됐다. 사이먼 스틸 사무총장은 이를 두고 인류가 처음으로 배출 곡선을 ‘분명히 꺾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충분히 빠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파리협정 이전 전망이 20~48% 증가였음을 떠올리면 진전은 분명하다. 다만 필요한 거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2035년 전 지구 배출 — 2019년 대비 변화율(%)
파리협정 이전의 2035년 전망
+20 ~ +48%
UNFCCC, 2025 (IPCC 고배출 시나리오 범위)
제출된 NDC 기준 전망
-12%
UNFCCC NDC 종합보고서 업데이트, 2025.11
모든 NDC 완전 이행 시
-15%
UNEP 배출격차보고서, 2025
2°C 경로에 필요한 감축
-35%
UNEP 배출격차보고서, 2025
1.5°C 경로에 필요한 감축
-55%
UNEP 배출격차보고서, 2025
40%p
1.5°C 경로까지 남은 간극
같은 보고서(UNEP, 2025) 안에서 비교하면, 모든 NDC가 빠짐없이 이행돼도 2035년 배출은 2019년 대비 약 15% 줄어드는 데 그친다. 1.5°C 경로가 요구하는 −55%와의 차이가 곧 ‘약속의 간극’이다. 이것은 약속을 지켰을 때의 간극이고, 약속을 지키지 못한 만큼의 ‘이행 간극’은 여기에 더해진다.
UNFCCC 수치는 2025년 11월 9일까지 113개 당사국이 낸 86개 신규 NDC를 반영한 전 지구 추정(토지이용 포함, 범위 −18~−7%)이며, UNEP 수치와는 방법론이 달라 직접 합산·차감하지 않는다. 막대는 규모 비교용이다.
시나리오별 이번 세기 온난화 전망 (66% 확률)
현행 정책 유지
2.8°C
무조건부 NDC 이행
2.5°C
조건부 NDC까지 이행
2.3°C
NDC + 탄소중립 선언 전부 이행
1.9°C
UNEP는 NDC 기반 온난화 전망이 전년의 2.6~2.8°C에서 2.3~2.5°C로 낮아졌지만, 그중 0.1°C는 방법론 변경 효과이고 미국의 협정 탈퇴(2026년 1월 27일 발효)가 또 0.1°C를 상쇄한다고 짚었다. 새 NDC가 ‘바늘을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1.5°C·2°C라는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시리즈의 첫 편과 두 번째 편에서 따로 다뤘다.
03 · The transparency cycle
약속이 점검되는 여섯 단계
파리협정의 점검 체계는 하나의 순환이다. 각 단계를 눌러 무엇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AI가 어디에 끼어드는지 확인해 보자. 중요한 것은 AI가 이 순환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각 단계에 ‘독립된 두 번째 데이터’를 공급한다는 점이다.
03
격년투명성보고서(BTR)
강화된 투명성 체계(ETF, 제13조)에 따라 온실가스 인벤토리와 NDC 진척을 공통 양식으로 보고한다. 첫 기한은 2024년 12월 31일이었다.
AI가 들어오는 자리
AI 접점 — 신고치와 독립 관측치를 나란히 놓고, 차이가 큰 부문·지역을 찾아낸다. 판결이 아니라 ‘질문 목록’을 만드는 일이다.
04 · What the first BTRs revealed
2024년 말에 낸 보고서가 말하는 2022년
첫 격년투명성보고서(BTR1)의 기한은 2024년 12월 31일이었다. UNFCCC 사무국은 2025년 4월 15일까지 접수된 100건이 넘는 BTR1을 묶어 2025년 10월 31일 첫 종합보고서를 냈다. 이 문서는 ETF가 실제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이정표인 동시에, 자기 신고 체계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낸 기록이기도 하다.
2022
종합보고서가 다룬 데이터의 마지막 해 — 제출 시점과 약 2년의 시차
50 / 79
진척을 평가받은 당사국 중 2030 NDC 목표에 ‘초기 진전’을 보인 곳
30
2030·2035년 배출 전망을 보고한 당사국 수 (2020년 전 지구 배출의 31.7%)
47 / 66
BTR1을 낸 개도국 중 역량 부족으로 ‘유연성 조항’을 한 번 이상 적용한 곳
출처: UNFCCC, 격년투명성보고서·국가인벤토리보고서 종합보고서(FCCC/PA/CMA/2025/16), 2025.10
숫자 뒤에 세 가지 구조적 문제가 있다. 첫째는 시차다. 2024년 말의 보고서가 2022년까지를 말한다. 5년 주기의 목표를 2년 늦은 데이터로 점검하는 셈이다. 둘째는 추계다. 국가 인벤토리는 대부분 ‘연료를 얼마나 썼는가 × 배출계수’로 계산한다. 굴뚝에서 실제로 무엇이 나왔는지 재는 것이 아니다. 셋째는 역량의 격차다. 종합보고서 스스로 많은 개도국이 데이터 품질과 방법론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적었다.
이 셋은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체계의 태생적 조건이다. 그리고 바로 이 세 틈 — 느림, 간접성, 불균등 — 이 위성과 AI가 비집고 들어오는 자리다.
05 · Eyes in orbit
신고치 옆에 관측치를 놓는다
가장 넓은 그물은 Climate TRACE다. 2020년 결성된 비영리 연합으로, 300기가 넘는 위성과 1만 1천여 개의 센서 데이터를 AI·기계학습으로 분석한다고 밝힌다. 현재 7억 4천만 개가 넘는 배출 자산을 추적하며, 2025년부터는 약 두 달 지연으로 매달 전 세계 배출 추정치를 낸다. 2026년 8월 발표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전 지구 배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늘었다. 국가 보고서의 ‘2년 시차’와 비교하면 속도의 차원이 다르다.
가장 날카로운 성과는 메탄에서 나왔다. 메탄은 특정 파장에서 뚜렷한 흡수 흔적을 남겨 위성으로 잡기 좋고, 유전·가스관·매립지의 대형 누출이 ‘사건’처럼 드러난다. 2017년 10월 발사된 유럽의 Sentinel-5P(TROPOMI)는 매일 지구 전체를 훑으며 초대형 누출을 찾아낸다. IEA에 따르면 현재 메탄에 관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위성은 25기가 넘는다.
그리고 그 관측이 신고치와 부딪혔다. IEA Global Methane Tracker 2025는 측정 기반 데이터를 반영한 에너지 부문 메탄 배출 추정치가 각국이 UNFCCC에 신고한 합계보다 약 80% 높다고 밝혔다. 간극은 측정 기반 보고가 비교적 자리 잡은 유럽에서 가장 좁았다. 신고치가 틀렸다기보다, 재지 않고 추계한 숫자가 현실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관측을 행동으로 잇는 시도도 있다. UNEP 국제메탄배출관측소(IMEO)의 메탄 경보·대응 시스템(MARS)은 위성으로 대형 누출을 포착하면 해당 정부와 기업에 통보한다. 응답률은 1년 새 약 1%에서 12%로 올랐고, 통보가 실제 누출 차단으로 이어진 사례가 40건을 넘었다.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동시에 경보의 대부분이 여전히 답을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 구분 | 신고 (국가 인벤토리) | 독립 관측 (위성·AI) |
|---|---|---|
| 누가 만드나 | 각국 정부 (국가 인벤토리) | 국제기구·연구기관·비영리 연합 |
| 어떻게 계산하나 | 활동량 × 배출계수 (IPCC 지침 기반 추계) | 위성 분광 관측·열/가시광 영상·센서 + 기계학습 모델 |
| 얼마나 자주 | 2년마다, 통상 2년 전 데이터까지 | 매월(약 2개월 지연) 또는 매일 관측 |
| 어떤 단위로 | 국가·부문 합계 | 시설·자산·도시 단위 |
| 강점 | 전 부문·전 가스를 일관된 규칙으로 포괄, 법적 지위 | 독립성·적시성, 대형 누출 같은 ‘사건’ 포착 |
| 약점 | 측정이 아닌 추계, 느린 주기, 역량 편차 | 구름·눈·위도 제약, 모델 불확실성, 가스·부문별 공백 |
둘은 경쟁자가 아니다. 신고는 ‘전체’를, 관측은 ‘사건’을 본다. 서로의 사각지대를 비추는 한 쌍이다.
06 · Reading the promises
수백 쪽의 약속을 나란히 놓는 일
이행 간극을 재는 것이 위성의 일이라면, 야망 간극을 재는 것은 문서의 일이다. 그런데 NDC는 표준 양식이 아니다. 어떤 나라는 절대량 감축을, 어떤 나라는 배출전망치(BAU) 대비 감축을, 어떤 나라는 GDP당 배출 집약도를 약속한다. 기준연도가 다르고, 조건부(재원 지원 시)와 무조건부 목표가 섞이며, 산림·토지이용을 넣는지도 제각각이다. 같은 ‘40% 감축’이 전혀 다른 뜻일 수 있다.
여기서 자연어처리(NLP)가 쓸모를 보인다. 예컨대 Climate Policy Radar는 3만 건이 넘는 기후 법률·정책 문서를 전문 검색할 수 있는 공개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며, 각국의 법률·정책·UNFCCC 제출 문서에서 탄소중립 목표와 감축 목표 같은 정량 목표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기계학습 분류기를 개발해 공개했다. 사람이 몇 주 걸려 읽던 비교 작업을 첫 초안 수준까지는 몇 분으로 줄인다.
한국의 예를 보면 왜 이 작업이 까다로운지 알 수 있다. 한국은 2025년 11월 2035년 목표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으로 확정해 그해 12월 UNFCCC에 제출했다. 하한 53%는 2018년과 2050년 탄소중립을 잇는 직선 경로에, 상한 61%는 기술 혁신과 산업 구조 전환을 전제로 한 값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범위로 제시된 목표를 다른 나라의 단일 수치 목표와 어떻게 나란히 놓을지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정해야 할 해석의 문제다.
01
목표 유형
절대량 · BAU 대비 · 집약도
02
기준연도
1990 · 2005 · 2018 …
03
조건부 여부
재원 지원 전제 목표 분리
04
적용 범위
부문 · 가스 · 토지이용 포함 여부
05
수단
국제 탄소시장(제6조) 활용 계획
NLP가 NDC 문서에서 추출해야 하는 대표 항목 (설명용 예시)
Referee or mirror
AI는 심판이 아니다. 각국이 자기 신고를 비춰 볼 수 있는, 처음으로 생긴 두 번째 거울이다.
파리협정은 처벌 대신 투명성을 택했다. 그 선택이 작동하려면 신고를 확인할 독립된 기준이 필요했는데, 지금까지 그런 기준은 비싸고 느리고 드물었다. 위성과 AI가 바꾼 것은 ‘누가 판정하는가’가 아니라 ‘확인하는 비용’이다. 확인이 싸지면 거짓은 비싸진다.
07 · The limits
‘AI 감시자’라는 말이 경계해야 할 것들
주권. 협정의 준수 위원회는 국가 주권을 존중하도록 설계됐다. 제3자의 위성 추정치가 공식 인벤토리를 ‘대체’하려 하면, 참여 자체를 흔들 수 있다. 독립 관측의 올바른 자리는 판결문이 아니라 검토 과정의 질문지다.
데이터의 한계. IEA는 구름이 잦은 베네수엘라, 눈과 얼음에 덮인 러시아 북부처럼 위성이 유용한 데이터를 얻기 어려운 지역을 명시한다. 장비도 영원하지 않다. 2024년 3월 발사된 메탄 전용 위성 MethaneSAT는 2025년 6월 20일 교신이 끊겼고, 1년 남짓 만에 임무를 마쳤다. 감시망은 생각보다 얇고, 한 기의 고장에 흔들린다.
거짓 정밀도. 시설 하나하나에 톤 단위 숫자가 붙은 지도는 설득력이 강하다. 그러나 그 숫자의 상당수는 직접 측정이 아니라 모델 추정이다. 오차 범위 없이 유통되는 순간, 추정은 사실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정치적 사용. ‘AI가 밝혀냈다’는 말은 강력한 수사다. 무역 분쟁, 국경 탄소 조정, 외교 갈등의 한복판에서 특정 국가의 배출을 겨냥한 독립 추정치는 과학이 아니라 무기가 될 수 있다. 누가 관측하고 누가 자금을 대며 방법론이 공개되는지 — 감시자도 감시받아야 한다.
01
AI가 국가의 거짓말을 잡아낸다
AI가 잡는 것은 ‘차이’다. 차이는 거짓일 수도 있지만, 방법론·배출계수·경계 설정의 차이일 때가 훨씬 많다.
02
위성은 모든 것을 본다
위성은 구름 낀 열대, 눈 덮인 고위도에서 약하고, 이산화탄소보다 메탄 같은 특정 가스와 대형 배출원에 강하다. 궤도 위 장비는 한순간에 사라지기도 한다.
03
독립 추정치가 곧 정답이다
관측 기반 추정도 모델이다. 소수점까지 찍힌 시설별 수치는 정밀해 보이지만, 오차 범위가 함께 제시되지 않으면 거짓 정밀도가 된다.
04
감시가 강해지면 약속이 지켜진다
경보는 행동이 아니다. 위성 메탄 경보에 응답한 비율이 1년 새 약 1%에서 12%로 올랐다는 것은 진전이지만, 여전히 열에 아홉은 답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08 · How to read the headline
‘위성이 A국의 축소 신고를 적발’ 기사를 볼 때
이런 기사는 앞으로 더 자주 나올 것이다. 숫자를 의심하라는 것이 아니라, 숫자에 붙어 있어야 할 것들을 확인하라는 뜻이다. 다섯 가지 질문이면 충분하다.
무엇과 무엇을 비교했는가 — 같은 가스, 같은 부문, 같은 연도, 같은 경계(예: 산림·토지이용 포함 여부)인가?
오차 범위가 제시됐는가 — ‘두 배’가 아니라 ‘1.4~2.6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관측 공백은 없는가 — 구름·눈·야간 등으로 관측일수가 적었던 지역은 아닌가?
방법론이 공개됐는가 — 모델·데이터·검증 결과를 제3자가 재현할 수 있는가?
누가, 왜 발표했는가 — 무역 협상·국경 탄소세·외교 갈등의 한복판에서 나온 숫자는 아닌가?
기업의 탄소 회계에서도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 스스로 보고한 숫자와 제3자가 관측한 숫자가 어긋날 때 무엇을 믿을지에 관해서는 AI 탄소 회계 편과, 실시간으로 지구를 읽는 AI 편이 이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요 출처
- UNEP, Emissions Gap Report 2025: Off Target (2025.11)
- UNFCCC, 2025 NDC Synthesis Report (2025.10) · Update (2025.11.10)
- UNFCCC, BTR·NIR Synthesis Report, FCCC/PA/CMA/2025/16 (2025.10)
- IEA, Global Methane Tracker 2025
- UNEP IMEO, An Eye on Methane 2025 · MARS
- Climate TRACE, About · Monthly data releases (2025–2026)
- Paris Agreement, Articles 4 · 13 · 15
- 대한민국 2035 NDC 제출 문서 (UNFCCC, 2025.12)
약속은 여전히 각국이 한다.
달라진 것은, 이제 모두가 볼 수 있다는 것.
NDC는 지켜지고 있는가. 정직한 답은 ‘약속 자체가 부족하고, 이행은 아직 제대로 잴 수 없다’에 가깝다. 위성과 AI는 두 번째 질문의 답을 더 빠르고 더 촘촘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숫자를 판결이 아니라 대화의 재료로 쓰는 것, 그리고 부족한 약속을 끌어올리는 것은 여전히 정치와 사람의 몫이다. 이 점검이 5년마다 어떻게 세계 전체의 성적표로 모이는지는 다음 편, 전지구적 이행점검에서 이어간다.